시인 김남열의 봉선화

봉선화(鳳仙花)
 
하운 김남열

 


















1.
건드리면
꽃잎 떨어질 듯
 
장독간에
피어나는 봉선화
 
붉은 꽃잎
백반에 찧어
 
아이들 손톱에
아기자기 꽃물 들여
 
헝겊으로 싸매
동여 매어주던
 
동심의 어린 시절
고향집 누이
 
무더운 여름날
많은 꽃들 피어나면
 
유난히
짙게 피어나는
 
우리 집
장독간의 봉선화
 
2.
잡았다.
손 마다마디
미인의 상징인 손을
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
화장化粧)의 재료를
자연이 제공하니
잡았다.
자연이
이로구나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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