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인 김남열의 맨드라미
맨드라미
하운 김남열
무슨 사연事緣있어
무더운 날
술에 취한 얼굴인가
미소도 향기도
느낄 수 없다는
사람들의 냉소에도
백합꽃 국화꽃
길섶의 풀잎마저
수군수군 거려도
모가지는 길어
붉은 닭 벼슬처럼
바짝 세우고서
죽음보다 힘든
고독을 이겨낸
어느 날
취기에 깨어나
여물어 있는
한 바가지의 깨를
사람들에게
마음껏 쏟으며
조건 없이 선사하고
털털한 웃음으로
그만의 아름다움
표현하며
자비로운 모습으로
속 깊은 사람처럼
순박하게 피어나는 꽃
*맨드라미/닭 벼슬을 닮았다고
계관화(鷄冠花)라고 불린다.
또한, 맨드라미는 성질이 차서 말려서
차로 마시면 눈의 충혈을 내려주고 지혈작용에 효과도 있다.
댓글
댓글 쓰기